미나리
개봉 : 2021.03.03
장르 : 드라마
러닝 타임 : 115분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타지에서의 삶
약 10년 전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자인 제이콥(스티브 연)과 모니카(한예리) 부부는 아칸소 주의 농장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다.
부부에게는 첫째 딸 앤과 둘째 아들 데이빗이 있다. 데이빗에겐 심장병이 있다.
제이콥은 가족들에게 농장을 소개하며 이제 농사를 짓고 살 것이라고 말하지만 모니카는 한인들이 없는 낯선 시골 땅에 정학하는 이 상황이 막막하고 짜증이 난다.
모니카는 캘리포니아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서 살고싶어한다.
제이콥이 자기가 원하는대로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모니카는 불만을 품는다.
이후 모니카는 한 공장에서 병아리 암수감별사로 일을 하게 되고 제이콥은 정부의 정책을 따라 본격적으로 농장을 일구게 된다.
제이콥은 미국 농사꾼들이 하는 다우징 로드(수맥을 탐지하는 도구)를 하지 않고 스스로 땅을 파서 물이 나온느 것을 찾아내고, 농기계를 구입하다가 폴을 알게 된다. 폴은 과거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농사꾼이다.
제이콥은 폴과 함께 농사를 짓기로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폴이 부담스럽다.
맞벌이를 해야해서 아들 데이빗을 돌봐줄 친정엄마 순자(윤여정)를 미국으로 모셔온다.
그러나 데이빗은 낯선 외할머니가 진짜 할머니 같지 않다고 불평한다.
어누 주일에 가족이 다 함께 교회에 갔는데 교회사람들이 이민자를 불편해하는 느낌을 받은 모니카는 다시는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순자와 데이빗의 사이는 점점 나빠지다가 다친 데이빗을 순자가 치료해주며 둘의 사이가 회복된다.
제이콥이 판 우물이 마르고 만다. 제이콥의 땅은 좋은 땅이지만 물을 구하기는 힘든 땅이었다. 제이콥은 집으로 들어가는 생활용수를 끌어다 밭에 물은 댄다.
밭의 상황은 좋아졌지만 물 값을 계속 내야하고 결국 집에 들어가는 물이 부족하게 되자 제이콥과 모니카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데이빗이 순자에게 안겨 잠든 어느날 아침, 순자는 뇌종중이 와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한다.
이후 병원에서 퇴원한 순자와 다시 함께 살지만, 자신의 일을 하며 남편의 농사일도 돕고 아이들과 어머니까지 부양해야하는 현실이 모니카는 점점 견디기 힘들어진다.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순자는 아픈 몸을 이끌고 평소처럼 집안일을 한다.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드럼통에 집어넣고 태우는데, 불이 붙어있는 상자 하나가 떨어져나가면서 제이콥의 농작물 저장소에 불이 옮겨붙는다.
모든 농작물이 타버리고 순자는 가족을 떠나기로 마음 먹지만, 앤과 데이빗이 붙잡는다.
가족들은 그동안의 묵은 감정들을 모두 해소한다.
제이콥은 결국 미국의 미신에 순응해 다우징로드 방식으로 수맥을 찾아 농사를 다시 한다.
근처의 냇가에 순자가 심어둔 미나리를 발견해 수확하며 영화가 끝난다.
작은 곳에 뿌리내린 가족
영화 <미나리>는 친숙하면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어느 가족이 1980년대 미국에서 사회 일원이 되어가는 초상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평론가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관객들의 호불호는 갈렸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서 정착하려는 1세대 한국계 미국인들의 고난과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연출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어의 비주이 높음에도 미국적인 영화라고 평가받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외할머니 순자 역의 윤여정은 다수의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는 밋밋하고 지루한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나리>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하며 극적인 부분이 없이 그냥 평범하고 결말 또한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라서 그렇게 느끼는것 같다.
바뀐 결말
원래는 결말이 더 명확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작비가 부족해서 찍지 못했다고 한다.
수익을 내기 위한 영화이기보다는 독립 영화 느낌이 나는 영화로 대중성까지 갖출 수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이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현재 내 위치와 동일하다고 느껴지는 이야기들.
미취학 자식들을 챙기며,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을 챙기며 일까지 하고 있는 현재 필자에겐 괜찮은 영화였다.
배경이 미국 이민자들 일뿐,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의 나와 같지 않을까.
누군가에겐 엄마이면서 누군가에겐 딸인 사람의 이야기로 와닿았다.
필자 또한 코로나로 아이들이 기관에 등원하지 못할 때 어쩔 수 없이 친정부모님께 아이들을 맡기는 신세이다.
부모님께서 나를 키워주신 것도 모자라 내 아이까지 돌봐주시고 있으니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난 후 부모님의 노후는 내가 책임져야겠다 생각을 하며 지내고있다.
그런데 부모님의 병간호를 해야한다면 정말 힘들것 같긴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돌려드려야지.
영화의 주제 자체가 이민자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큰 공감을 얻을 수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국민 대다수가 이민자의 후손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정서에 더 잘 맞는 영화였을 것 같다.
그럼에도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야기한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예술작품을 평가한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것 같다.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비판을 하겠지만 필자의 경우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좁고 작은 곳에 뿌리내린 미나리.
미나리라는 말이 하나의 주문처럼 들린다.
잔잔한 영화가 보고싶은날 한번 더 볼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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